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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만족스러운 불면의 밤생각/덩어리 2024. 2. 5. 19:00반응형
그리 잦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않지만, 때로 나는 밤에 잠을 자기 어려워할 때가 있다.
오늘 역시 잠을 청하려고 누웠음에도 눈만 감고 있고 정신은 너무 또렷한 것이 느껴졌다.
평소라면 어떻게든 잠에 들려고 한참을 뒤척였겠지만,
그것도 참 고통스러운 일이고 오늘은 그냥 잘됐다, 이참에 일어나 책이라도 읽자, 생각해 자기관리론을 또 집어들었다.
목차를 살펴보며 읽고 싶은 챕터를 찾는데, '불면증을 걱정하지 않는 법'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읽는다.
뻔한 내용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었다.
먼저 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명상하라 (여기서는 기도라 표현함)
2. 몸의 긴장을 풀고 근육을 완전히 이완하라
3. 운동을 해 몸을 피곤하게 만들라
그런 반면 뻔하지 않은 내용은..
1. 밤에는 일단 잠자리에 들고, 실제로 잠들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먹으라.
눈을 감고만 있어도 그 또한 휴식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렇게 마음먹음으로써, 잠에 어서 들어야만 한다는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게 되고,
그럼으로써 마음이 편해져 더 쉽게 잠에 들 수 있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잠을 못 자는 것보다, 잠을 못 잔다는 것에 대한 걱정 자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2.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 졸릴때까지 생산적인 일을 하라.
글 초반에 언급했듯이, 내가 정확히 이런 상황에 마주해서 읽은 글인데 우연찮게도 이런 솔루션을 얻게 돼 참 반가웠다.
유명한 국제변호사 새뮤얼 운터마이어는 평생 밤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대학 시절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오히려 이것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잠이 자지 못해 뒤척이다가 신경쇠약에 걸리느니, 차라리 일어나 공부를 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뉴욕 시립 대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게 되고,
1931년에는 변호사로써 역사상 가장 높은 수임료를 받기도 했다.
불규칙한 수면으로 인해 건강이 우려될 수도 있겠지만,
그는 한평생 단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없는 것 치고는 81세까지 잘 살았다고 한다.
물론 이 사람이 예외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할만은 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 역시 잠에 들지 못해 일어나 새벽 4시에 글을 쓰고 있는데,
계속 자려고 했으면 이 책을 집어들어 '불면증을 걱정하지 않는 법'에 주목하지도 못했을 거고,
블로그 글 하나를 덜 포스팅했을 것이며,
앞으로 낭비될 내 평생의 새벽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길이 여전히 굳게 닫혀 있게 됐을 것이다.
꽤나 만족스러운 불면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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