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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고기국
    일기/음식 및 요리 2024. 6. 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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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깨느타리버섯무침과 소고기국

     

    나는 이 국을 참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자주 해주던 소고기국.

    나같은 경상도인들에게 소고기국은 빨간 것이 디폴트값이다.

    서울 사람들에게 '소고기국'이라 말하면 백이면 백, 하얗고 맑은 소고기무국을 떠올린다.

    이 국을 보여주면 에이 뭐야, 육개장이네! 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경상도인의 발작버튼이 될 것이다.. ^^ 아니라고! 맛도 재료도 완전 다르다니까..??

     

    독립한 지 오래되어 각종 찌개, 반찬, 요리들을 해먹어왔지만

    유독 소고기국은 한 번도 해먹어볼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국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문득 이 사실을 깨닫고는, 레시피와 재료를 확인해본다.

    그동안 소고기가 부담돼서 안해먹었나?

    그렇다기엔 국거리용으로 저렴한 소고기는 생각보다 얼마 하지 않는다.

    소고기와 무를 주문한 후 직접 만들어본다.

    본 레시피에는 콩나물이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빼고 만들었다.

     

    먹어본다.

    저렴한 소고기가 질겨 맛없고 무를 너무 크게 썰어 부담이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나름대로 맛있었다.

    맛있어서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 나 엄마가 자주 해주던 소고기국 해먹었어,

    연락하려다 이내 관뒀다.

    내가 직접 해먹었다면 엄마가 괜히 서운할 것 같았다.

    엄마가 해주던 국이 생각났으면

    차라리 와서 해달라하지, 하실까봐.

    모르지, 쓸데없는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아무튼, 소고기국을 직접 해먹어본 뒤 깨달은 점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우리 엄마는 내게 소고기국을 끓여줄 때 꽤 맛있는 소고기를 써온 것 같다는 것.

    두 번째는, 이 국을 직접 해 먹거나 밖에서 사 먹을 때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불완전함의 이유는 곧

    내게 소고기국은 그냥 국의 한 종류가 아닌, 그 시절과 우리 엄마에 대한 향수이고 그리움이 담긴 음식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새벽이라 늦었으니,

    내일 일어나 연락이나 한 통 드려야겠다.

     

     

    레시피:
    https://www.youtube.com/watch?v=uqOinNufIO0&t=13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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