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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Writing] 3. 규칙개발/UX Writing 2024. 10. 13. 21:00반응형
..그럼 이제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요?
여러 번의 실험 끝에 먼저 몇 가지 규칙을 정하기로 했어요.
1. '~다'로 끝내지 않아요.
: 번역하면서 가장 흔하게 문장을 끝내는 방식일 거예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편하게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라면 몰라도,
우리 앱을 '자연스럽고 친근한 느낌'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 로 끝내는 방식에서 얻을 이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 어떤 경우라도 '~다'로 끝내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번역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실행하기로 했어요.그 예시는 다음과 같아요.
반갑습니다 -> 반가워요!
시작합니다 -> 시작해요 or 시작할게요
잔액이 부족합니다 -> 잔액이 부족해요2. 직역하지 않아요.
: 본래의 의미 전달에 충실하기만 하다면 오히려 의역이 더 좋을 수 있어요.
이는 UX Writing만이 아닌 특히 번역 작업의 특성에서 온 경우인데,
때로 외국인들이 영어로 고려해서 결정된 단어나 문장들이
한국어로 직역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이 몇 가지 있어요.
A. 단어가 길어지는 경우
: 'Not disclosed'의 경우. 직역하면 '공개되지 않았음' 정도겠지만,
짧게 '비공개'로만 해도 충분해요.B. 영어로는 괜찮은데, 한국어로는 어색한 경우
: 'You selected'로 예를 들어볼게요. 유저가 어떤 요소를 선택했을 때에 이 문장 아래에 그 내역을 볼 수 있는 UI인데,
한국어로 'You'를 자연스럽게 번역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사전적 의미로 직역하면 '당신의(너의) 선택' 정도지만
'당신의 선택', '너의 선택', '네 선택', 어떤 것도 자연스럽지 않아요.
저의 경우 우리 앱에서 유저를 지칭하는 방식인 '태거'를 이용해서
'태거님의 선택'으로 번역하였어요.3. 가능한 정보를 압축해요.
: 대부분 버튼 하나에, UI 요소 하나에 단어나 문장들이 삽입돼요.
표현하고 싶은 정보가 너무 많거나, 표현될 UI가 너무 작은 경우
단어나 문장을 제대로 압축하지 않으면 유저의 피로도가 올라가요.
급기야 제대로 내용을 읽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생기기도 해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UX Writer는 정보를 유실시키지 않으면서도 가능한 짧은,
'임팩트 있는' 단어나 문장을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해요.
예로 'Stay silent'라는 문장을 번역해볼게요.
이 문장은 유저로 하여금 노이즈 없는 음성 데이터를 녹음하게 만들기 위해 넣는 주의 문구예요.
녹음이 시작되기 전에 3초 정도 짧게 문구가 떴다가 사라지는, 그야말로 짧게 만들어야 하는 문구죠.
직역을 하면 '침묵을 유지하세요',
일반적으로 번역을 하면 '조용히 하세요' 정도로 번역되겠지만,
저의 경우 직관적으로 '쉿..! 🤫'으로만 작성했어요.
'쉿'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는 혼란이 생길 것을 염두하여 🤫 이모지까지 함께 삽입했죠.4. 감정을 고려해요.
사람이 사람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공감'을 얻을 수 있어서일 거예요.
유저에게 뭔가 불행한 일이 생기거나 불편이 초래되었을 때,
이를 진정 유감스럽게 여기는 요소가 삽입되면 조금이나마 불쾌감을 덜 수 있을 거예요.
예로 충전된 디지털 재화로 물건을 사는 시스템이 있다고 할 때,
유저가 어떤 물건을 사려고 했는데 재화가 충분하지 않다고 하면
그냥 '잔액이 부족합니다' 정도로 끝낼 수도 있겠지만
1. 잔액이 부족해요.. :(
2. 잔액이 부족하네요 😭
식으로 조금 더 안타까워하는 듯한? 느낌을 넣음으로써 더 친근한 느낌을 이끌어 낼 수 있어요.
네트워크가 끊겼을 때와 같은 에러메시지의 경우에도,
'네트워크 연결 오류'와 같은 기계적인 메시지 대신,
'네트워크 연결을 확인해주세요'
와 같이 사람이 직접 대답하는 것처럼 표현할 수도 있을 거예요.이외에도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의 기능 측면만 생각하여 사용자의 관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제가 번역했던 스크린의 예시를 첨부하며 이번 글은 마무리짓도록 할게요.- 계속 -
* 추신
갑자기 이전 글들과 비교해 글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을 느꼈을 거예요.
그만큼 글의 문체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독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쳐요.[UX Writing] 4. 하고보니 UX Writing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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